가게를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그날은 자녀들과 직원들이 홀에서 서빙을 도와주고 있었고, 저는 잠깐 쉬면서 잠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홀에서 큰소리가 나더니 자고 있던 저까지 깨웠습니다.
나가보니 80대쯤 되어 보이는 어르신 두 분이 음식에 불만을 크게 제기하고 계셨습니다.
“이게 무슨 음식이라고 내놨어?”
그러더니 한마디를 더 하십니다.
“내가 이 동네 터줏대감이야. 나한테 잘 보여야지. 잘못 보이면 이 가게 문 닫아야 해!”
그런데 옆에 계시던 일행분까지 거들었습니다.
“이 형님이 왕년에 목포에서 힘 좀 쓰셨던 대단한 분이여.”
순간 홀의 분위기가 싸늘해졌습니다.
개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별일을 다 겪는다 싶었지만, 저는 일단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이고, 어르신. 죄송합니다. 음식 다시 해드리겠습니다.”
고춧가루도 더 넣고, 이것저것 양념을 다시 해서 가져다드렸습니다.
한참 드시더니 그제야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됐어.”
그런데 또 한마디를 덧붙이십니다.
“나한테 잘 보여야 돼. 안 그러면 이 가게 문 닫아야 해.”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안에서 뭔가가 ‘툭’ 끊어졌습니다.
마침 늦봄이라 가게 자동문이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문 닫아버릴까요?”
그리고는
“그럼 문 닫아버립시다!”
하면서 자동문 버튼을 눌렀습니다.
스르르……
정말 가게 문이 닫혔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마디 더 했습니다.
“자, 가게 문 닫아버렸네요!”
순간 정적.
그런데 어르신도 어이가 없으셨는지 피식 웃으셨고,
자녀들도 웃고, 직원들도 웃고, 홀에 있던 사람들도 전부 웃음이 터졌습니다.
결국 그 어르신도 같이 웃으시면서 남은 술과 음식까지 다 드시고 가셨습니다.
그날 이후 그분은 다시 가게에 오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그날부터 새로운 별명을 얻었습니다.
바로…
“문 닫아버려!”
자녀들과 직원들은 아직도 그날 이야기를 하면서
“엄마, 그때 진짜 문 닫아버린 거 너무 웃겼어.”
“사장님, 역시 문 닫아버리는 게 최고였어요.”
하며 놀립니다.
개업 초기에 만난 잊지 못할 진상 손님.
그분은 다시 오지 않았지만,
그날의 자동문은 아직도 우리 가족과 직원들 사이에서 전설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도 가게 문을 열면서 생각합니다.
“오늘은 제발 문 닫아버릴 일이 없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