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오픈하고 얼마 안 됐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점심시간이었는데 배달 주문이 한꺼번에 들어와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토스트 굽고, 계란 올리고, 소스 바르고, 음료 만들고, 포장하고 있는데
배달기사님들은 계속 들어오시고 주문 알림은 또 울리고…
그렇게 정신없이 주문을 하나씩 빼고 있는데
가게 전화가 울렸습니다.
받자마자 손님 목소리가 심상치 않았어요.
“여기 방금 주문한 사람인데요. 토스트가 하나 안 왔는데요?”
주문내역을 찾아봤습니다.
토스트 2개, 음료 2개.
저희 쪽에서는 분명히 두 개를 넣었던 것 같았어요.
특히 그 주문이 기억났던 게
토스트 두 개를 같은 봉투에 넣고 음료 두 개를 따로 포장하면서
“이거 음료 두 개인 거 꼭 확인해야겠다” 하고 한 번 더 봤거든요.
그래도 손님이 없다고 하니
제가 기억을 잘못했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일단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손님이 이미 많이 화가 나신 상태였습니다.
“아니, 애들이랑 먹으려고 시킨 건데 하나가 없으면 어떻게 해요?”
“죄송합니다. 확인해서 바로 처리해드릴게요.”
그러고 전화를 끊었는데
괜히 찜찜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직원이랑 같이 기억을 더듬어봤는데
둘 다 그 주문은 분명히 두 개를 포장했다고 기억하는 거예요.
영수증도 다시 봤는데 주문 자체도 제대로 들어왔고요.
그래도 음식 장사는
손님이 못 받았다고 하면 일단 손님 입장에서 처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결국 하나를 다시 만들어 보내드리기로 했습니다.
새 토스트 만들고
혹시 몰라 음료도 하나 같이 챙겨서 다시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10분쯤 지났을까요.
아까 그 번호로 전화가 다시 왔습니다.
전화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아까랑 목소리가 완전히 달랐어요.
“사장님…”
“네.”
잠깐 조용하더니
“토스트 찾았어요.”
순간 머릿속에 물음표가 뜨더라고요.
‘찾았다고?’
어디서 찾으셨냐고 물어봤더니
손님이 굉장히 민망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남편분이 배달 오자마자
토스트 하나랑 음료 하나를 들고 방으로 들어가서 먼저 먹고 있었답니다.
그걸 모르고 손님은
봉투를 열어보니 하나밖에 없으니까
“가게에서 빼먹었다!”
하고 바로 저희한테 전화하신 거죠.
제가 순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아… 남편분께서 먼저 가져가셨군요.”
했더니
손님이
“네… 제가 너무 죄송해요. 남편한테 지금 엄청 뭐라고 했어요.”
하시더라고요.
여기까지만 했으면 그냥 훈훈하게 끝났을 텐데
진짜 웃긴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이미 저희는 토스트를 새로 만들어놓은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제가
“괜찮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이미 새로 만들어서 포장까지 해놨어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니까 손님이 잠깐 조용하시더니
“그럼… 그것도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ㅋㅋㅋㅋㅋㅋ
순간 직원이랑 눈이 마주쳤는데
둘 다 웃으면 안 되니까 입술 꽉 깨물고 있었습니다.
저도 괜히 웃음 나오는 거 참고
“아… 네. 이미 만든 거니까 보내드릴게요.”
하고 결국 보냈습니다.
조금 뒤에 배달기사님이 픽업하러 오셨는데
기사님이
“이거 아까 갔던 집 아닌가요?”
하시길래
“맞아요. 토스트가 실종됐다가 발견됐습니다.”
했더니
기사님도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하고 한참 쳐다보시더라고요.
그리고 며칠 뒤였습니다.
배달 주문 하나가 들어왔는데
주소가 어디서 많이 본 주소였습니다.
바로 그 집이었어요.
이번에도 토스트를 여러 개 주문하셨는데
요청사항에 딱 한 줄 적혀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남편부터 확인하고 전화할게요 ㅋㅋ 지난번 죄송했습니다.”
그거 보고 가게에서 진짜 한참 웃었습니다.
장사 시작하기 전에는
음식만 맛있게 만들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까
음식보다 예상 못 한 일이 훨씬 많이 생기더라고요.
물건이 없다고 해서 찾아보면 집에 있고
음식이 안 왔다고 해서 확인해보면 가족이 먼저 먹고 있고
가끔은 손님보다 사장이 상황 파악을 더 늦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때 손님이 다시 전화해서 사실대로 말씀해주신 게 감사했습니다.
그냥 아무 말 안 하셨으면
저희는 지금까지도
“그날 토스트 하나 어디로 사라졌지?”
하면서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을 겁니다.
그날 이후 저희 가게에서는
음식 누락 전화가 오면 농담처럼 이런 말을 합니다.
“일단 가족분들부터 확인해봅시다.”
장사를 하면 별일이 다 생긴다더니
진짜였습니다.